서달명徐達明 허편호虛扁壺

    쉬다밍徐達明은 중국공예미술대사 쉬한탕徐漢棠의 장남이자 중국도자예술대사이다. 1952년 이싱에서 태어났다. 문혁 기간 동안 ‘지식청년 하방운동’으로 홍목을 다루는 목공에 종사하였고 문혁이 끝난 1979년에야 본격적으로 자사공예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구징저우顧景舟의 첫 제자였던 아버지의 명망으로 순조롭게 고급공예미술사에서 대사까지 승급하였다.

    그의 작품은 자사호에 홍목을 결합한 작품과 전대 명인의 작품을 재해석한 것이 많다. 특히 제량(손잡이)이 홍목으로 되어있는 자사호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호를 만들고 이 차호가 후배들을 통해 계속 재해석되어 재생산될 경우 성공한 자사 명인이라 할 수 있는데 쉬다밍의 홍목 자사호는 일정 정도 이러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허편호는 상하이박물관에 있는 시대빈時大彬의 허편호를 참고하여 만든 것이라고 쉬다밍 자신이 작품 증서에 적고 있다. 그러나 사실 그의 아버지인 쉬한탕의 허편호를 그대로 카피하여 만든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쉬한탕의 허편호 보다 공예수준이 높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이 호를 고가에 구입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째 차호에 따라 차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자사호가 이 허편호였다. 몇몇 보이차는 이 차호에 넣어 마실 때 최상의 맛과 기운을 보여준다. 두 번째 평범해 보이나 평범하지 않은 자사 니료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의 가문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사의 재질이 범상치 않다는 풍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이 자사호에 쓰인 니료를 보면 그것이 헛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허술해 보이는 자사호이지만 살펴보면 공이 많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해 (2016년) 봄, 쉬다밍이 이 세상을 등졌다. 얼마 전부터 병을 앓고 있었고 이 지병이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00년대 후반 지유명차 본점에서 400만원을 주고 구입하였다. 2010년대 지유명차에서 쉬다밍의 자사호 가격은 1,500만원 정도였고, 2022년 기준 2,000~2,500만원 정도가 적정 가격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