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호芝碩壺

이 차호의 니료는 곱고 윤기가 나며 자색 가운데 청색이 돈다. 형태는 매우 크고, 몸체는 여섯 개 꽃잎의 근문筋紋로 나뉘어 있으며, 외관은 단정하고 긴장감이 있는데, 이는 자사 니편을 두르고 몸통을 두드린 후 눌러서 만든 근문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차호 내부에도 뚜렷한 근문이 있고, 바닥, 입구, 뚜껑 각각마다 모두 여섯 쪽의 근문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

청 건륭 시기에는 자사 차호가 크게 발전하여 심지어 차호 뚜껑도 장식하였는데, 이 차호는 의도적으로 청대 관리의 술이 달린 관모 스타일을 모방한 듯하다. 이 차호의 뚜껑 꼭지는 마치 청대 관모의 꼭대기에 붙여서 관원의 등급을 나타내는 구슬인 정주頂珠처럼 생겼다. 청대 관모는 이 정주를 중심으로 붉은 장식 술을 드리워 장식하고 있는데 이 차호의 뚜껑 꼭지 아래에도 여섯 개의 장식 술 모양을 한 영락瓔珞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세 번 꺾인 주둥이와 각지고 길고 둥근 형태의 각진 손잡이, 단담함과 장중함은 청 초기 자사호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전체 기물의 형태, 재질, 공예, 인장과 낙관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오랜 기간 태평성세라 불렀던 기간에 만들어진 자사호의 상징이며 자사호가 예술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No.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