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음천陳蔭千 쌍죽제량호雙竹提梁壺

이 차호의 재질은 적갈색 자사니로, 자색 가운데 노란빛이 돈다. 둥근 자사 입자가 은은하게 드러나며 질감이 단단하고 견고하다. 대나무를 주제로 하여 전체를 대나무 모양으로 빚었는데, 자연을 모방하고 성공적으로 변형시킨 작품으로 차호 예술가의 창작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뚜껑 꼭지와 들보 손잡이提梁는 두 개의 대나무가 서로 얽힌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데, 세부 조형이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있으며, 공간과 실체의 변화가 매우 알맞게 되어있다. 전체적으로 차호의 형태에 따라 변형되었는데, 과장이 적절하여 더욱 장중하고 단정하며 수수하고 질박하게 보인다. 배 부분에는 대나무 가지 무늬를 둘러 새겨 허리를 졸라매었고, 물대와 뚜껑 꼭지도 모두 대나무 형태로 빚었다. 세 마디 대나무로 물대를 만들고, 들보 손잡이는 대나무 가지처럼 꿋꿋하면서도 유연하게 처리하였으니 이렇듯 독창적인 구상으로 자사호의 걸작을 만들었다. 차호 바닥에는 양각 전서체로 ‘진음천 만들다陳蔭千製’라는 사각 인장이 찍혀 있다.

진음천陳蔭千은 건륭 시기 차호 도예가로, 비록 이름이 옛 서적에는 보이지 않으나 그의 쌍죽제량호가 대형, 중형, 소형 세 가지 각기 다른 규격으로 세상에 전해지는데 그 예술성이 출중하며, 작가의 정교한 기예와 두터운 내공을 반영하고 있다.

이 차호는 현재 난징박물원에서 소장하고 있다. No.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