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호는 주니에 숙사[1]를 섞어 그 표면이 배 껍질梨皮 같은데, 숙사의 과립이 별처럼 반짝거린다. 차호의 몸체는 반구형이며, 물대는 위로 향하면서 바깥쪽으로 뻗어나가고, 손잡이는 귀 모양이며, 둥근 뚜껑 꼭지에는 공기 구멍이 나있다. 태토를 얇게 하여 정교하게 만들었다. 호의 바닥에는 해서체로 ‘대나무 조각으로 물길 길게 내누나竹梢一片引流長[2] 자휴子畦‘라고 새겨져 있다.
진자휴陳子畦는 명 천계天啓에서 청 강희康熙 연간까지 활동했던 사람으로, 원래는 저장성 동통샹桐鄕 출신이다. 그의 이름은 《양선명도록陽羨名陶錄》에 보이며 명말 청초의 뛰어난 차호 제작 고수로, 그는 서우천徐友泉의 작품을 가장 잘 모방하였다. 그는 차호를 정교하게 만들고 병甁이나 합盒 등 여러 기물을 잘 만들었는데, 세상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귀하게 여겼다. 차호의 역사에서 비교적 큰 영향을 끼친 예인이자, 정교한 작은 차호를 잘 만드는 자사 명인이기도 하였다. 그는 진명원의 아버지로 전해진다.
정교한 주니호는 질감과 손에 닿는 느낌이 좋아야 할 뿐 아니라, 정교하게 제작해야 하고, 적당한 온도로 소성해야 하며, 서명을 새기는 것 또한 꼼꼼해야 한다. 호에 새기는 구절은 차호를 만드는 사람의 문화적 소양을 반영한다. 진자휴의 차호를 자세히 살펴보면 가볍고 얇은 것이 명대 말기 다른 자사 명인보다 뛰어나다. No,158
[1] 생사生砂는 자사 광석을 갈아서 햇볕에 말린 후, 다시 원하는 크기의 알갱이로 갈아 자사 니료에 넣는다. 생사는 이미 건조 수축을 거쳤기 때문에 수분이 적고 그 밀도가 원래의 니료보다 높다. 생사 입자는 소성 전의 상태에서는 과립이 두드러지는 효과가 잘 보이지 않지만, 가마에서 소성한 후에는 수축 비율이 원래 진흙보다 작기 때문에 자사 표면에 볼록하게 나타납니다.
숙사熟砂는 니료를 햇볕에 말린 후 가마에 넣어 1차 소성을 거친 후, 다시 원하는 크기의 입자로 갈아 원래 니료에 섞는 것을 말한다. 숙사는 건조 수축뿐만 아니라 소성 수축도 거쳤기 때문에 수분이 없고, 처음부터 원래의 니료와 잘 결합되어 있어 숙사 입자는 생사 입자보다 과립감이 훨씬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2] 이어李漁의 이원십편伊園十便 가운데 한 구절이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飛瀑山廚止隔墻 폭포, 부엌 같은 산 그저 담 하나 사이
竹梢一片引流長 대나무 조각으로 물길 길게 내누나.
旋烹佳茗供佳客 좋은 차 끓여서 좋은 손님에게 내어주면
猶帶源頭石髓香 여전히 샘물의 돌 향기를 머금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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