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는 1984년 우시無錫 간루甘露향에서 출토되었다. 묘 주인은 명대 유명한 화찰華察(태자의 스승이었던 까닭에 화태사華太師로 불리는 인물)의 손자인 화사이華師伊로 출토 당시 연대를 확실하게 알려주는 묘지墓誌가 있어 이 차호의 제작년대를 고증할 수 있다.
차호는 연한 갈색을 띠고 있으며 연한 황색의 자사 알갱이가 반짝이고 있다. 호의 몸체는 구형이고 아래는 세 개의 유두형의 키 작은 다리가 호를 떠받치고 있다. 호의 뚜껑에는 네 개의 서로 대칭되는 여의구름 문양如疑雲頭紋이 붙여져 있다. 뚜껑꼭지는 구슬 같고 그 가운데는 작은 공기 구멍이 뚫여있다. 호의 표면은 흡사 석류 껍질과 같다. 호의 손잡이 끝 부분과 다리 사이의 공간에는 ‘대빈大彬’ 두 글자가 해서체로 쓰여있다.
작품의 조형과 공예, 소성 시 불의 세기 등으로 볼 때 자사 공예기술이 이미 우아하고 성숙한 시기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호는 완벽한 형태, 탁월한 기교, 고졸한 색채를 가지고 있는 초기 자사 원형기圓形器의 걸작으로 시대빈의 풍격을 완전히 체현하고 있다
강소성 시산錫山시 문물관리위원회에서 소장하고 있다. No.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