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설봉王雪鋒 자야석표子冶石瓢

이 자야석표는 본산녹니本山綠泥로 만들었다. 용량은 250cc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대홍포니大紅袍泥나 용혈사龍血砂처럼 시중에서 찾기 힘든 니료를 제외하고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니료이기도 하다.

본산녹니에서 본산은 장쑤江蘇 이싱宜興의 황룽산黃龍山을 의미한다. 즉 본산녹니는 황룡산에서 나는 녹니를 가리키는 말이다. 녹니는 니중니泥中泥 – 자사 속에 있는 자사 -라고 부르는데 대체로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자니紫泥 지층에 끼어있거나 황석黄石 지층 아래에 들러붙어 있는 까닭이다. 매우 얇은 형태로 분포되어 있기에 얻기 매우 어려운 니료이다.

본산녹니 원광의 색깔은 흰색이 주를 이루며, 이 가운데 약한 푸른 빛이 돈다. 소성 후 녹니의 색은 녹색이 아닌 미황색米黃色(베이지색)이다. 많은 사람들이 녹니하면 녹색의 자사호를 생각하는데 이는 산화크롬이라는 발색제를 첨가한 것이다. 또 민국녹니民國綠泥라는 니료도 있는데 이는 단니段泥에 산화코발트를 첨가해 파란색의 니료를 만든 것으로 본산녹니와는 관계가 없다. 또한 검정색의 자사호는 대체로 산화망간을 넣어 제작한 것이다.

본산녹니로 만든 자사호의 특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과립감이다. 본산녹니로 만든 자사호의 미황색 표면에는 검은 점 같은 과립이 흩어져 있는데 이는 철 성분이 아니라 자니의 과립이다. 색깔도 검정처럼 보이지만 짙은 자색紫色이다. 또한 유백색의 알갱이들도 보이는데 이는 원광 본산녹니 본연의 형태이다. 이 유백색의 알갱이들은 밀랍(파라핀)처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알갱이가 보이지 않는다면 원광 본산녹니라고 할 수 없다.

본산녹니는 본래 매우 얻기가 어렵고 큰 형태의 제품을 만들기도 어려워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자사호 가운데 하나이다. 때문에 어떤 이는 주니를 다루지 못하면 본산녹니는 손댈 생각도 하지말라고 하기도 한다.

2008년 천예명호에서 30만원에 이 자사호를 구입하고 그 해 여름 이 차호를 들고 한 달 넘게 상하이에 있었다. 무더운 상하이의 날씨에도 그럭저럭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대학 기숙사의 에어컨과 이 차호로 우린 각종 차茶 덕분이었다.

2022년 기준 이 차호의 가격은 3만위안, 한화로 550만원 정도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