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강儲新强 만석표滿石瓢

용량은 160cc, 재질은 황룽산黃龍山 노자니老紫泥이다.

노자니는 오래 묵힌 자니라는 의미이다. 원광 자사는 여러 가공을 거쳐 점토로 만들어내고 이를 비닐에 잘 싸서 보관하는데, 보관할 때에는 어둡고 습기가 있는 곳이어야 한다. 이렇게 보관하는 것을 ‘묵힌다陳腐’라고 한다. 이렇게 자사를 묵히면 몇 가지 좋은 점이 생기는데 우선 차호를 만들 때 가소성이 좋아진다. 또 양호養壺가 잘 되어 오래 사용하지 않아도 차호의 광택이 금방 나게 된다. 보통 3~5년 정도를 묵히게 되는데 상인들은 몇 십년 묵힌 오래된 니료라고 하는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형태의 석표호石瓢壺를 만석표滿石瓢라고 하는데 다른 이름으로 경주석표景舟石瓢, 패왕석표霸王石瓢라고 불리기도 한다. 경주석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있듯 구징저우顧景舟의 만석표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아직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리한융李寒用이라는 작가의 패왕석표가 마음에 쏙 들어 쉬옌춘許艶春 선생에게 그의 전화번호를 받아 연락한 적이 있었다. 당시 8,000위안 정도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전화를 걸어 구입의사를 밝히니 작품이 없다고 안판다는 말만 되풀이 하였다. 그런데 두어 달 뒤 상하이에 다시 그의 작품이 나왔는데 25,000위안을 받고 있었다. 그 금액이면 왠만한 고급공예사의 괜찮은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어서 그냥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차호는 인연이 닿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추신챵儲新強은 1965년생으로 비록 본인이 작품증서에 고급공예미술사라고 적고 있으나 공인된 직급이 없는 민간공예사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석표는 매우 아름다워 몇 점 가지고 있는데 작품 수준의 편차가 있다. 대체로 작품 수준이 좋지 않으면 자신이 직접 만들지 않고 다른 이에게 호를 만들게 하고 도장만 찍는 이른바 ‘대공代工’인 경우가 많은데 한편으로 보면 민간공예사가 굳이 대공을 할리는 없을 듯하니 아마도 이는 그의 성품에 기인한 것 같다.

2010년 천예명호에서 50만원에 구입했다. 2022년 기준 100만원 정도의 가격이면 적당할 듯하나 이 작품은 팔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