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위강范偉强 군방호君方壺

용량은 280CC, 재질은 청수니이다.

지유명차에는 초창기부터 가면서 차도 마시고 자사호도 구입하곤 했는데 이곳과 긴밀한 관계인 범가호장范家壺莊의 대표 공예사인 판웨이췬范偉群과 판웨이챵范衛强에 작품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수많은 그들의 자사호가 전시되어 있었음에도 구입하지 않았던 건 순전히 마음이 가질 않아서였다. 그런 가운데 판웨이챵이 사용하는 니료인 노니老泥의 재질이 마음에 들어 복도군전福到君前이라는 호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설날 전까지만 해도 60만원이었던 가격인 며칠 사이 90만원으로 올라 구입하지 않았다.

이후 이 재료를 사용한 자사호는 좀처럼 볼 수 없었고 얼마 후 다른 니료로 만들었지만 괜찮은 느낌이 들었던 이 군방호를 구입하였다. 순전히 꿩 대신 닭이라고 할 수 있다. 두께가 두껍고 꽤 무겁다.

니료의 느낌은 괜찮은 촉감도 매우 부드러워 마치 초콜릿 덩어리로 차호를 만든 듯하다. 2004년 갑신년 겨울에 만들었다고 호 바닥에 적고 있는데 그의 초기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호의 몸통에는 범가호장의 또 다른 공예사인 쟝루이펑蔣瑞峰의 글씨와 그림이 있다. 글씨는 심임천조心任天造라는 구절로 채근담《菜根譚》에 나온 백거이白居易의 말이다. 원문은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하늘의 조화에 깊이 맡기는 것이 낫다不如放身心,冥然任天造’이다. 여기에서는 마음을 하늘의 조화에 맡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08년 지유명차 서부목동점에서 70만원에 구입했다. 2022년 기준 판매가 300만원이다.